에세이) 진짜 마술이란 없다
우리가 마술을 하다 보면 가끔 쓰거나 듣는 말이 있다. 바로 '진짜 마술'이라는 단어이다. 나는 이 단어를 듣자마자 이질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진짜 마술이 존재한다면, 가짜 마술이라는 것도 있나? 우리가 하는 마술은 모두 가짜인가? 그렇다면 마술을 보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감정도 가짜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진짜 마술'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려면 우선 마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마술이란 "재빠른 손놀림이나 여러 가지 장치, 속임수 따위를 써서 불가사의한 일을 하여 보임. 또는 그런 술법이나 구경거리."이다. 즉, 이미 마술이라는 단어에 속임수, 해법 등의 의미가 들어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진짜 마술이란 이런 해법이나 속임수가 없는, 쉽게 말해 마술의 현상만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겠다. 그럼 자동으로 드는 의문이 있다. 과연 해법(속임수) 없이 마술이 성립할 수 있을까? 나는 성립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고 싶다. 왜냐하면 마술의 해법이란 단순하게 '남을 속이는 방법'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술에 들어가는 기술이나 기법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충분히 쓰이고 있으며,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는 마술사가 프로듀싱을 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즉 마술이라는 분야가 아니어도 해법(원리)은 어디에든 쓰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속임수라고 여길 뿐이다.
"마술사는 마법사를 연기하는 배우다." 로베르 우댕이 남긴 이 명언은 지금도 충분히 통용되는 말이다. 허나 마법과 마법사가 이 세상에 현실로서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의 상상, 허구 속에서 존재하며 이를 현실이라는 기반 위에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 마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마술은 이미 진짜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 존재하는 진짜. 따라서 가짜냐 진짜 냐로 구분할 이유가 없다. 마술이라는 단어 안에 이미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진짜, 가짜보다는 진심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것들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우고 부딪히고 노력하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 우리는 더 멀리 원하는 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모든 것에 진심이길, 진심으로.
댓글
7진심을 다하라 좋은 말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완벽한 가짜는 진짜와 구분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ㅎㅎ
@스파이 군대에서 많이 쓰는 말이죠 ㅋㅋㅋㅋ
@블루스피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벽한 가라는 FM이다 ㅋㅋㅋㅋㅋㅋ
ㄷㄷ 오랜만에 긴글
오늘도 지식+1
관객에게 전달되는 놀라움과 감동까지 가짜라고 할 수는 없겠죠. 마술의 방법이 어떻든 그 순간에 느끼는 감정만큼은 분명 진짜라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