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미스디렉션에 대한 고찰
첫 주제로 뭘 할까 하다가 역시 마술하면 미스디렉션이지! 하고 미스디렉션을 주제로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미스디렉션(Misdirection)은 모두가 알고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Mis + Direction이 합쳐진 단어로 사전에는 잘못된 지시, 방향, 안내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마술에서는 관객의 시선을 끄는 행위들을 통틀어서 미스디렉션이라 가르칩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미스디렉션은 마술의 트릭을 감추기 위해 쓰는 것이라 알고있습니다. 아마도 트릭은 관객이 몰라야 한다는 것에 집중을 한 나머지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게 되고 그게 계속 내려와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마술을 오래 공부한 사람이라면 전혀 아니라고 말할겁니다. 미스디렉션은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해서' 쓰는 것이거든요. 토미 원더(Tommy Wonder) 또한 미스디렉션에서 미스를 떼라고 말합니다. 즉, 디렉션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인데요 문제는 이렇게 말하면 아마 감이 안 잡히실겁니다. 그래서 제가 배운 지식들을 통해 미스디렉션(이하 디렉션으로 표기)의 원리를 지루하고 현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우선 디렉션은 시선으로 해석하지만 시선을 떠나 우리의 의식도 디렉션의 범위에 들어갑니다. 주로 의식에 때라 시선도 이동하거든요. 그럼 우리의 의식에 대해 이해하면 디렉션에 대해서도 이해가 되겠죠? 우리의 의식은 하나의 틀(Frame)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점점 형성이 되어 가다가 성인에 가까워지면 완성이 되죠. 그리고 우리가 배우고 경험하는 것에 따라 점점 커집니다. 문제는 이게 커지기만 하고 줄어들지는 않다 보니 우리의 뇌에 과부하가 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점(또는 원)을 만들어 그곳에만 에너지를 쓰는데 이를 '주의' 또는 '주의집중'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마음대로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데 이를 흐름과 같다고 하여 '의식의 흐름'이라 부릅니다.(윌리엄 제임스의 의식의 흐름을 검색하시면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의식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이 디렉션의 원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객의 주의를 유도하여 우리가 원하는 부분에 집중시키고 이해시키는 것, 이 모든것이 디렉션입니다. 그리고 트릭은 그 점 바깥에 행해져서 관객이 인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제 이해하셨다면 실제로 적용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점을 우리가 원하는대로 이동시키는 다양한 원리가 있지만 그건 다른 글에서 적도록 하고 제가 바라는 건 이 디렉션을 단순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목적 보다는 관객이 집중해야 하는 구간이 어딘지 자신이 하는 마술을 통해 구분하는 법을 먼저 연습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관객이 고른 카드를 외워야 하는데 마술사가 카드를 보여주고 외울 시간도 없이 곧바로 집어넣으면 관객은 까먹기 십상입니다. 체인지를 할때도 체인지 전후의 상태를 잘 보여줘야 관객이 현상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습니다. 동전도 왼손에 쥔 척을 했다면 왼손에 집중하게 만들어야 하지 실제 동전이 있는 오른손을 감추기 위한게 아닙니다.
이걸 굉장히 잘하는 마술사는 우리가 아는 마술을 몇 번이고 돌려봐도 놓치기 십상입니다. 디렉션을 따라가다보니 어느 순간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그걸 인지한 순간, 이미 늦었거든요. 다시 돌아가려고 해도 그 디렉션을 따라 돌아가게 될 것이며 그러기도 전에 또 다른 디렉션에 이끌릴겁니다. 정신차리고 보면 마술이 끝나있게 되고 그때서야 비로소 관객들은 마술을 즐길 준비가 끝납니다. 그 다음은 마음껏 마술을 보여주면 됩니다.
물론 이걸 안다고 해서 바로 마술을 잘하게 된다거나 하는건 아닙니다. 아는거랑 실제로 적용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거든요. 그렇지만 저는 알고 이해하는 것이 곧 적용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론에 불과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남들보다 출발선을 살짝이라도 당길 수 있다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작은 생각이라고 공유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댓글
2와.... 직접 쓰신거에요? 대단해요 ㄷㄷ 두번읽었어요 ! 다음이 기대됩니다 !!
@제로콜라 감사합니다!!
이런 엄청난글을 쓰시다니 대단하십니당
@카드맛동전 두서없이 써서 지금보니까 또 아쉽긴 하네요 그래도 잘 보셨다니 다행입니다